강경화 외교부 장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지만 정작 그 배우자가 요트를 사러 미국으로 건너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여행도 꾹꾹 참아온 국민들로선 맥 빠지는 소식입니다.
남편을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게 강 장관 해명인데 그 말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황하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입니다.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까지 항해할 계획이라는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비자 신청부터 환전, 짐 정리까지 여행 준비 과정도 상세히 적었고 실제로 이 교수는 어제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이 교수는 출국 전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닌데 집에만 있을 수 없다"라며 "마스크를 많이 챙겼다"고 밝혔습니다.
[강경화 / 외교부 장관 (지난 4월)]
"특별여행주의보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 등도 필요에 따라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외교부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위험이 큰 만큼 국민들에게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치를 내린 부처 수장이자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개인의 자유'를 내세워 코로나19가 심각한 미국 여행을 강행한 겁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2월 베트남과 카리브해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을 다녀왔고 6월에는 그리스로 요트 여행을 계획했다 출국 직전 취소하는 등 코로나 방역에 무신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권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적절하지 않은 행위를 하신 거다, 부적절한 행위를 하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남편이 오래 계획하고 미루다 간 것"이라며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전에 설득도 했지만 본인이 결정해 떠난 것이라며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황하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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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