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다 반복되는 고충…택배 분류작업 현실은?
[앵커]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부 택배기사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키로 한 일이 있었죠.
업체들의 인력 충원 방침에 따라 작업 거부가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갈등이 봉합된 건 아닙니다.
박상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그동안 처우 개선을 요구해온 택배 노동자들은 '그림자 노동' 취급을 받는 택배 분류 작업 문제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분류 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이며, 하루 13∼16시간 중 절반을 분류 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는 일입니다"
노동자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 거부'라는 강수를 뒀지만, 업체들이 1만여 명을 분류 작업에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일단 진정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실제 분류인력으로 들어온 건 약 2천명밖에 (추가투입이) 안 되는 거예요. (여기에 또) 쿠팡 인력이 1천여명이 포함돼 있어요"
택배 업체들은 인력 충원이 얼마나 됐는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그건 따로 공개를 안 하고 있고, 굳이 그걸 공개할 이유는 잘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정부 역시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합니다.
"개별 자료는 드릴 수가 없고, 각 택배사마다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거기 때문에 숫자로 인해서 영업 관련해서 기밀이 있다고 하네요"
법적으로 택배 분류작업을 어떻게 규정할지도 애매한 상황.
"현재 대부분의 택배 기사들은 사업자등록증을 내서 자영업 형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택배 회사들이나 택배 대리점과 택배 기사들이 서로 협의를 잘해서 공평한 손해부담, 공평한 이익부담이 되도록 해야…"
법원이 택배 기사의 노조 설립을 인정하면서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공론화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해묵은 갈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sr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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