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를 할부로?...택시기사 113명에게 8억 받은 대부업자 잠적 / YTN

2020-09-28 2

1억 가까운 돈에 거래되는 개인택시 면허를 할부 형식으로 팔겠다며 회사택시 기사들에게 접근한 뒤 계약금을 받은 대부업체 관계자가 잠적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코로나19 경제 상황에서 피해를 본 기사는 모두 113명, 금액은 8억 원에 이릅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7년 동안 법인택시 기사로 일한 손주영 씨는 지난 7월, 우연히 전단지를 받고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계약금 천만 원과 함께 6년 동안 매월 150만 원씩 내기로 약정하면 곧바로 개인택시 면허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손 씨는 주저 없이 계약금을 보냈지만, 업체 측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면허를 주지 않았습니다.

[손주영 / 피해자 : (책임자가) '코로나 때문에, 태풍 때문에 매매상을 못 갔다, 구청 다니고 바빴다. 이번에는 꼭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가족들에게) 이 상황을 알리지도 못하고, 곧 개인택시 할 거라고 말해서 가족들은 그 꿈만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택시 면허는 공급 물량 제한으로 신규 발급이 어려워 보통 개인택시 기사가 목돈 8천만 원 이상을 받고 원하는 사람에게 팝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지난 4월부터 개인택시 면허를 할부로 사는 방법을 홍보했습니다.

손 씨와 같이 개인택시 기사를 꿈꾸며 계약한 사람만 113명.

기사들이 대출까지 받아서 낸 계약금은 한 사람에 적게는 천만 원에서 3천만 원까지, 모두 합치면 8억 원이 넘습니다.

[전명성 / 피해자 대표 : 최하가 천만 원을 냈는데, 피해자들이 너무나 많다 보니까 피해액도 크고, 여기 피해자들이 (책임자들을) 고소하려고 서류를 준비 중입니다.]

회사 대표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직함만 사장일 뿐, 실제로는 잠적한 김 모 과장이 모든 걸 주도했다는 겁니다.

[안 모 씨 / 개인택시 장기임대업체 대표 : 월급 200만 원 받고 일은 한 거죠. 여기서 돈을 준다니까, 빚을 까준다고 하니까. 저랑 직원들을 내버려두고 터뜨리고 가버린 거예요.]

피해 기사들은 업체 대표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YTN 박기완[parkkw06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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