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예측자료엔 ‘북 아닌 서쪽으로’…월북 의문 커져

2020-09-26 19



어업지도원 이모 씨가 실종되자 우리 군과 해경은 고인이 조류를 타고 고의 월북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죠.

저희 취재진이 실종 당일 군과 해경이 수색에 썼던 실제 지도를 입수했습니다.

분석해 봤더니 정작 지도에 예측된 조류와 바람.

월북을 하기에 전혀 유리하지 않았습니다.

군과 해경이 수색에 나설 때 참고한 근거와 월북 가능성을 발표할 때의 근거가 매우 다른 겁니다.

구자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업지도원 이모 씨가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이후, 군과 해경이 수색 작업에 활용한 지도입니다.

이씨 가족들이 서해어업관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로, 실종 다음날 인쇄했다는 표기가 선명합니다.

조류 방향과 바람 등을 감안해 표류 중인 물체 위치를 예상하는 표류예측시스템을 활용해, 이씨가 어느 방향으로 떠내려 갔을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바다에 표류할 경우 소연평도 인근을 돌며 서쪽으로 떠내려가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북한으로 넘어가기 쉬운 조건이 아니었던 겁니다.

실제로 군과 해경은 이 지도를 토대로 북쪽이 아닌 서쪽 해역 일대를 집중 수색했습니다.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을 거론하며 근거로 제시했던 조류상태를 잘 알았다는 설명과 대치되는 대목입니다.

[신동삼 / 인천해양경찰서장 (그제)]
"당시 조류 사항을 잘 알고 있는 점…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해 볼 때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해 해경 측은 '예측시스템과 달리 실제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일각에선 국방부 발표를 의식해 월북 가능성을 언급한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군과 해경의 설명과 다른 내용이 제기되면서 이 씨가 실제 월북한 게 맞는지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편집 :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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