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20년”
국책은행인 KDB 산업은행의 수장, 이동걸 회장이 이렇게, 민주당 20년 장기집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야당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며 반발했습니다.
전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2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기를 그린 만화책 발간 축하연에 국책은행장으로선 유일하게 참석했습니다.
이 회장은 "저에게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말 중 하나가 '우리가 20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며,
'가자 20년', '대한민국 1등 국가' 를 건배사로 제안했습니다.
[현장음]
"대한민국! 1등 국가!"
'민주당 20년 집권론'은 이 전 대표의 지론입니다.
[이해찬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28일)]
"정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재집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정책이) 완전히 뿌리를 내려 흔들리지 않으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20년 가까이 걸립니다."
여당 의원이 아닌 국책은행 수장이 이를 옹호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조차 의아한다는 반응입니다.
현 정권의 금융계 실세로 꼽히는 이 회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했고,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의 방북 수행원으로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굵직한 구조조정을 담당하며, 각종 주요 기업에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산업은행 회장을 연임할 만큼 정권 내 신임이 두텁습니다.
야당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산업은행의 임직원은 처벌규정 적용과 관련해서는 공무원으로 본다고 돼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켜야 할 산업은행 회장이 '가자 20년', 저희들이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내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회장을 상대로 해당 발언의 취지를 집중 추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산업은행 측은 "정치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건배사로,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영상편집 :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