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스스로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고 신고한 남성을 풀어줘서 40분 만에 이웃 2명을 살해한 화투 시비 사건 전해드렸습니다.
알고 보니 범인은 전과 45범이었는데,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것 아닌가 지적이 나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은색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밖으로 나옵니다.
함께 화투를 친 이웃주민 2명을 살해한 69살 김모 씨입니다.
다른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던 김 씨,
평소 피해자와의 사이를 묻는 질문에는 대뜸 잘 지냈다고 말합니다.
[김모 씨 / 피의자]
"(피해자들과 평소에 많이 다투셨습니까?) 아니었습니다. 술도 사주고 담배도 사주고 뭐 고쳐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법원은 오늘 김 씨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갈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 씨는 폭행과 상해, 공무집행방해 등 전과가 45범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에도 3차례나 도박 신고를 했고, 자신이 흉기를 가지고 있다고 재차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2시간 가량 조사한 끝에 구속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해 석방했습니다.
문제는 김 씨가 석방 후 40분 만에 피해자 집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입니다.
당일 흥분된 상태에서 수차례 경찰에 신고한 정황과 전과 이력 등을 감안할 때 재범 가능성이 큰 데도 성급하게 풀어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임창섭 / 변호사]
"체포 시간이 48시간이니까 (주어진) 시간 내에 조금 더 조사를 한다든지, 더 경찰서에 잡아놓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했더라면…"
경찰은 피의자가 원치 않는 야간조사를 강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과가 참고사항이 될 순 있지만 당시 신고된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만 구속 필요성을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청은 경찰의 체포 후 석방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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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