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서울 동대문 청량리 시장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석용 과일을 한껏 마련해둔 상인들 피해가 컸습니다.
남영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시장을 뒤덮었습니다.
소방관들이 쉴새 없이 물을 뿌리지만 불길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서울 청량리 시장에서 불이 난 건 오늘 새벽 4시 반쯤입니다.
전통시장의 음식점에서 시작된 불은 바로 옆 청과물시장까지 옮겨붙었습니다.
두 시장에는 200개가 넘는 점포가 다닥다닥 밀집해 있습니다.
인명피해 없이 3시간 만에 꺼졌지만, 시장 점포와 창고 등 20곳이 불에 탔습니다.
[남영주 기자]
"큰 불길은 잡혔지만 아직도 매캐한 냄새와 잿가루 때문에 코가 매운데요. 추석 대목을 앞두고 가게마다 과일을 쌓아뒀는데, 이렇게 상처가 난 채로 바닥에 흩어져 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불에 그을린 과일 상자 속에서 최대한 성한 과일을 골라봅니다.
[현장음]
"저 창고 안에 이만큼 있어요. 무너진 거에. 최대로 건질 수 있는 대로 건져야지."
하지만 불 냄새까지 배인 과일을 손님에게 팔기도 어렵습니다.
[현장음]
"냄새나서 안돼요. 이 상태 들어가면 4만 원짜리가 1만 원 짜리 돼.
1만 원도 안돼. 그래서 즙으로 해서 팔아야 돼요."
상인들은 언제 장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홍인수 / 피해 상인]
"추석은 그냥 넘어가야죠. (코로나로) 안되는 상황에서 이러는 거니까 황망하죠, 이거 다 다시 수리해야 되고. 쉽게 장사되겠어요, 어디. "
대목을 앞두고 기존 물량의 2배 이상을 준비해둔 터라 피해가 더 큰 상황.
[동영화 / 청량리 청과물시장상인회장]
"(시장) 피해 상황은 수십 억이에요, 수십 억.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일가게마다 쌓아 놓은 거 전부 다 휩쓸었어요.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기 위해 내일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남영주입니다.
dragonball@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최혁철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