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치다 시비…체포됐던 협박범, 풀려나자 2명 살해

2020-09-21 7



화투판 때문에 화가 난 남성이 이웃 두 명을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범행 전날 경찰에 스스로 신고해서 경찰서까지 데려왔는데 경찰이 집에 보내는 바람에 살인을 못 막았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관문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됐습니다.

집안에서는 현장 감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 오전 7시 50분쯤 이 집에서 70대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69살 남성.

피해자들과 가깝게 알고 지냈던 이웃 주민입니다.

남성은 범행에 앞서 전날 밤 피해자들과 점당 100원 짜리 화투를 치다가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가 난 남성이 불법 도박이 벌어지고 있다며 3차례나 자진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철수하려 하자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목격자]
"한 2주 전부터 계속 싸웠거든요. 너무 시끄러워서 제가 조용히 하라고 하고 들어와서 좀 누워 있다가 봤는데 경찰이 와있더라고요."

경찰이 현장을 떠난 뒤 남성은 자신이 흉기를 들고 있으니 잡아가라고 다시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지만, 조사 이후 구속할 필요가 없다며 풀어줬습니다.

혐의를 인정하고 증거도 확보된 데다, 스스로 신고해 피해자에게 해를 끼칠 우려도 없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심야조사 의사도 타진해봤는데 고혈압 등을 이유로 추후에 조사를 받고 싶다… 그러면 (사흘 뒤) 출석하라고 통보하고 석방한 거죠."

하지만 풀려난 남성은 결국 피해자들을 살해했습니다.

[신선미]
"경찰서를 나선 남성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흉기를 들고 같은 단지에 있는 피해자 집으로 다시 찾아갔습니다."

경찰에 다시 체포된 남성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 시신에서 타살 혐의점이 드러난 데다 CCTV에 남성이 흉기를 든 모습이 찍힌 점을 근거로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경찰이 남성을 성급히 풀어줬다는 비판이 나오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석방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fresh@donga.com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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