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가방 학대 살해' 계모 징역 22년…살인죄 인정
[앵커]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살해한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죄를 적용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법원이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41살 여성 A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며 검찰이 구형한 20년간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다"며 "피고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9살 난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뒀습니다.
심지어 가방 위에 올라가 피해 아동을 짓밟고 뛰었고,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피해 아동은 가방에 갇혀 용변을 보고 호흡 곤란을 호소했지만, A씨는 학대 행위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키 132㎝, 몸무게 23㎏에 불과한 피해 아동은 의식을 잃었습니다.
A씨는 '119에 신고하자'는 친자녀의 권유에도 피해 아동을 40여분간 방치했습니다.
결국, 피해 아동은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졌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23㎏의 피해자를 최대 160㎏으로 압박하는 등 미필적 살인 의도가 있다"며 무기징역 등을 구형했습니다.
A씨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죄송하다"며 "모두에게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용서받기 어려운 사건이지만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해왔습니다.
피해 아동의 유족은 판결에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이게 22년밖에 안 나왔다는 게 너무 말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그 여자가 나와서 자기 자식들이랑 행복하게 살 거 아니에요? 아기는 그렇게 힘들게 죽었는데…"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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