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이 주성분인 '디펄핀'이라는 치과 의료기기가 있는데 부작용 때문에 8년 전 수입이 금지됐습니다.
그런데 이 '디펄핀'이 국내로 밀반입돼 일부 치과에서 사용되다가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치과 진료대 옆에 있는 작은 가방을 열자 '디펄핀'이라는 제품이 나옵니다.
신경 치료에 쓰는 의료기기인데 1급 발암물질인 파라폼알데하이드가 주성분입니다.
잘못 사용하면 잇몸 괴사나 쇼크 등 부작용이 올 수 있어서 우리 식약처는 지난 2012년 6월에 의료기기 허가를 취소했고 곧바로 수입이 금지됐습니다.
법이 정한 사용 기한도 이미 6년 반 전에 끝났는데 아직도 사용하는 치과가 있는 거로 나타났습니다.
치과 의사들이 까다롭게 생각하는 신경 치료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재료상을 통해 구하는 겁니다.
[치과 재료상 : 재료상이 보통 한 군데를 끼고 있어요. 치과를. 그런데 이 (치과) 원장이 (디펄핀을) 구해달라면 구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거죠. 거래처가 끊기면 안 되니까….]
세관에 적발된 A 씨는 러시아에서 여행자 손을 빌려 '디펄핀'을 국내로 밀반입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모두 273개를 밀수했는데 3만2천여 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조성현 / 부산본부세관 조사총괄과 : 치과 재료상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디펄핀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러시아에서 디펄핀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자신이 SNS에서 알게 된 러시아인을 통해서 모스크바에서 디펄핀을 구매했고요.]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불법 처방됐고 세관이 압수한 건 24개에 불과합니다.
세관은 A 씨를 구속하고 치과 재료상 23명과 치과 의사 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판매와 처방이 합법인 러시아 등에서 계속 '디펄핀'이 밀수되고 있는 거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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