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창문을 뒤흔드는 바람 소리에 깨지는 않으셨습니까.
분명히 태풍이 소멸됐다고 했는데, 서울 지역에 오히려 태풍 때보다 더 센 강풍이 불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도 안심하시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민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새벽 설악산에는 초속 40.2m의 태풍급 강풍이 불었습니다.
10호 태풍 하이선이 가장 위력을 발휘했던 어제 경북 포항 구룡포의 초속 42.3m와 비슷합니다.
서울에선 태풍 소멸 전보다 바람이 더 셌습니다.
태풍 소멸에 안심했던 사람들은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원인은 바로 힘이 세진 찬공기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오는 태풍은 보통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 태풍을 당기는 겁니다.
이럴 경우 태풍이 지나가면 평소 날씨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이번 '하이선'처럼 서쪽에 버틴 찬 공기가 강하면 태풍이 밀려 올라가게 됩니다.
지난밤 강풍은 서쪽에 힘이 강한 찬 공기가 태풍이 지나가면서 남긴 더운 공기와 충돌하며 발생한 겁니다.
위로 가려는 더운 공기와 아래로 향하는 찬공기가 맹렬하게 자리를 바꾸는 과정에서 강풍이 발생했습니다.
[박중환 / 기상청 예보분석관]
"영하 12도 이하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불안정이 강해져 전국적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한, 두 개의 태풍이 더 올 수도 있어 태풍 후 강풍에도 대비가 필요합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2minjun@donga.com
영상취재 : 김기범
영상편집 : 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