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태풍 '마이삭'에 이어 또 한 번 대구·경북을 덮친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경북 울진에서는 불어난 물에 휩쓸린 60대가 실종됐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파제를 넘어 항구 안쪽으로 들어오는 파도.
태풍 '하이선' 위력은 지난주 지나간 태풍 '마이삭' 만큼이나 강했습니다.
민박집 간판은 힘없이 부러져 주차된 자동차를 덮쳤고, 파도에 누런 거품이 된 바닷물은 마을로 들어차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잇따라 덮친 태풍에 해안가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곽부성 / 경북 영덕군 강구면 : 이거 뭐 간판이고 뭐고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태풍이) 겹치니까 안 그래도 지금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거든요. 예약도 많이 취소됐고 그런데 태풍이 와서 이중고, 삼중고를 겪으니까….]
동해안을 따라 난 7번 국도는 비·바람에 쓰러진 전봇대에 막혔습니다.
쓰러진 전봇대는 철근을 그대로 드러냈고, 바람이 그치지 않아 논밭으로 기울어진 건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김인수 / 영상 제보자 : 차들이 앞에 3대 정도 서 있더라고요. 갈지 말지 주저하고 있던데 그 앞에 보니까 전봇대가 팍 쓰러져 있더라고요. 전선도 덜렁덜렁하고 있고, 위험해 보여서….]
경주와 포항을 거쳐 동해로 흐르는 형산강은 쏟아지는 빗물에 턱밑까지 차올랐습니다.
경주 강동대교와 포항 형산교에는 한때 홍수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형산강 상류 지역 주민들은 구조대 도움으로 겨우 대피했습니다.
물이 빠진 창고는 그야말로 난장판.
쌓아둔 연탄, 농기계 모두 흙탕물을 덮어써 어디부터 치워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주복자 / 경북 경주 현곡면 : 연탄이 문제가 아니고 나락 창고에 쌀이, 나락이 잠겨버리면 당장 밥을 못 해먹는 판인데 뭐…. 우리가 탁 당해보니 말할 수가 없어요.]
울진에서는 60살 남성이 트랙터를 타고 가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경북 지역 4개 시·군에 40여 명이 주택 침수로 대피했고, 만 9천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도 태풍에 휩쓸려 농민들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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