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이죠.
인터넷 방송인들이 태풍을 위험하게 생중계하며 조회수를 끌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안전 장비도 없는 위험한 방송을 보고 어린이들이 따라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반도 전역이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권에 들어간 오늘 새벽.
남녀 4명이 차에 탄 채 국도를 달립니다.
인터넷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차량이 멈춘 곳은 태풍 하이선의 상륙 예상지점인 울산의 해변.
[인터넷 방송인]
"일단 ○○○ 특파원, 한 번 바닷가 근처로 한 번 가겠습니다. 여러분들. 가서 일단 앞에 까지만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안전모 같은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방송인]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우산 펼쳐서 한 번 버텨보겠습니다. 한 번 찍어드리겠습니다. 우산으로 한 번 버텨보기."
우산이 펴지지 않을 정도의 강풍 속에 온몸이 휘청대는 위험한 모습도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 다른인터넷 방송인은 바닷물이 차 오른 해안가에서 높은 파도를 실시간 중계합니다.
[현장음]
"지금 파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 나와 ○○○야."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태풍 체험을 생중계하는 겁니다.
실시간 댓글창에는 재미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더 위험한 체험을 부추기는 내용도 올라옵니다.
청소년들의 모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해당 방송을 송출하는 인터넷방송 업체 측은 "모니터 후 문제가 있으면 삭제나 방송을 중단시키겠다"는 원론적 답변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위험마저 소재로 삼은 일부 인터넷방송의 일탈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