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인데 대낮같이 환한 이곳, 미국 뉴욕에 있는 ‘코리아 타운’입니다.
반면 ‘차이나 타운’은 이렇게 텅 비었습니다.
무엇이 뉴욕 밤 풍경을 가른 걸까요.
김정안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흥겨운 음악과 번쩍이는 조명.
곳곳엔 한글 간판이 눈에 띕니다.
뉴욕의 한복판의 약 200m 거리는 갈비와 냉면, 비빔밥 같은 한국 음식을 파는 거대한 포장마차 촌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렌트 / 뉴욕 코리아타운 포차 손님]
"여러 야외 상점이 밀집한 지역은 맨해튼에서 여기가 유일해요. 일부러 올 수밖에요."
한국인지 뉴욕의 한복판인지 헷갈릴 정돕니다. 실내 영업이 금지되면서 이렇게 실외에 포장마차 촌을 만들고 코리아타운 업주들은 새로운 자구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뉴욕시는 지난 7월부터 코리아타운을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야외 영업을 허용했습니다.
혹시 모를 감염을 막으려고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됐고, 종업원들도 마스크와 장갑으로 중무장했습니다.
하지만, 다닥다닥 붙어 있는 테이블 사이로 노마스크 손님도 적지 않습니다.
상인들은 걱정은 되지만 이대로 망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코리아타운 상인]
“지나가면 사람들 많아 보이긴 하는데 안에는 텅텅 비었어요. 장사가 얼마나 되겠어요, (예년에 비해) 반도 안 되지…”
"리틀 이태리(이탈리아 타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알록달록한 장식과 벽화.
이탈리아 소도시를 옮겨놓은 듯한 이곳도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테이블마다 2미터 간격을 지키는 모습은 주말 불야성을 이루는 코리아타운과는 대조적입니다.
한때 뉴욕의 명물이었던 차이나타운은 인적이 뚝 끊겼습니다.
늘 북적이던 맛집도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기자: 식사할 수 있는 곳이 차이나타운엔 없나요?
주인: 글쎄, 어려워요.
기자: 포장만 가능한 거군요.
주인: (끄덕)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 부르는 반중 정서에 더해 협소한 상점 구조도 한몫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만 3만 명이 넘어 한때 죽음의 도시로 불렸던 뉴욕.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명성을 되찾으려고 분주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뉴욕에서 채널A 뉴스 김정안입니다.
jkim@donga.com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