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군, 함께 사는 80대 조부모와 그대로 자택 격리
A 군 아버지, 해외출장으로 ’2주 자가격리’ 상태
구청·보건소 "병상 부족해서 어쩔 수 없었다" 해명
구청 "자택 격리 수칙 안내했다"…사실상 지키기 어려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초등학생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집에 그대로 격리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최근 확진 환자가 크게 늘면서 병상이 부족해져 생긴 일입니다.
김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이곳에 사는 12살 A 군은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39도가 넘는 고열, 근육통 등 증상이 나와 30일에 검사를 받았고, 이튿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하지만 병상이 부족해 A 군은 하루 동안 집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문제는 A 군과 같이 사는 80대 할아버지, 할머니도 별다른 조치 없이 줄곧 집에 함께 있었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홀로 A 군을 키우는 아버지는 최근 해외출장을 다녀와 자가격리된 상황.
보건소 측에 상황을 설명하며 빠른 이송을 요구했지만, 대답은 기가 막혔습니다.
[A 군 아버지 : (아이랑) 벌써 며칠을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어르신들) 음성이 나왔더라도 양성일 가능성이 너무 커서 분리할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이거는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구청과 보건소 측은 최근 확진자 증가로 병상이 부족한 데다 구체적인 지침도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 노원구 관계자 : 서울 전역에 있는 병상을 시에서 한꺼번에 관리해서 나눠쓰다 보니까…보건소에서 (서울시에) 특수 사연 요청을 할 수는 있지만 저희가 (병상배정) 처리를 할 수는 없어요.]
대신 화장실을 같이 쓰지 말고, 밥도 따로 먹으라는 등 수칙을 안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좁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달동네에서 이 수칙을 지키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결국, 부족한 병상과 안이한 행정처리 탓에 80대 조부모는 또다시 감염위험에 노출됐습니다.
[김우주 /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집안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가 있다면 바이러스 전파로 치명적인 중증환자가 돼서 심각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죠.]
또 다른 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만큼 추가 병상 확보에 더해, 자택 격리자와 그 가족에 대한 지침 마련이 시급...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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