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이 지나는 길의 중심에 있었던 부산에서는 최고 초속 39m가 넘는 강풍이 도심을 덮쳤습니다.
강풍 피해를 막으려 창문에 테이프를 바르던 60대 여성이 깨진 유리에 팔을 다쳐 많은 피를 흘려 숨지는 등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손재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센 바람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집안 천장의 전등이 흔들리고 어항의 물이 출렁거릴 만큼 바람이 거셌습니다.
강력한 바람에 해운대 고층 아파트 강화 유리 창문도 깨졌습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의 한 빌라 3층에서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한 60대 여성이 깨진 유리창에 손목과 팔뚝을 베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숨지는 등 4건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도심은 폭풍에 휩쓸렸습니다.
바람에 놓친 가방을 주우려다 강풍에 밀려 개천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가 출동했습니다.
신호등은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꺾여버렸고 간판은 거리에 나뒹굴고, 가로수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합니다.
[화면 제보 시민 : 미쳤어. 미쳤어. 이거 장난 아니다.]
옥상에 있던 가건물은 도로에 드러누웠고, 교회 철탑이 주택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강풍의 위력은 콘크리트 전봇대까지 부러뜨려 골목길에 나뒹굴게 했고, 건물 외벽은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강풍 피해가 생긴 초고층 빌딩 부근 시장 상인들은 초고층 빌딩이 마뜩잖습니다.
[해운대시장 상인 : 작년부터 호텔 짓고 나서 이런 피해가 있거든요. 호텔 짓고 나서 골바람이…]
2001년 개장 이후 대형 태풍이 오면 항상 사고가 났던 아시아드 주경기장 지붕막도 강풍에 못 이겨 뜯겨져 나갔습니다.
태풍을 맨 먼저 맞은 해안은 이번 태풍 마이삭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광안리 일대 상가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고 전기까지 끊겨 암흑천지가 됐습니다.
월파로 방파제를 훌쩍 뛰어넘은 파도는 도로에 해초를 쏟아냈습니다.
부산소방본부에는 마이삭과 관련한 3백여 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태풍 이동 속도가 빨라 태풍이 부산에 머문 시간이 짧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YTN 손재호[jhs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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