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뒤 결과를 내놓기까지는 무려 1년 9개월이나 걸렸습니다.
수사가 지연된 내부 사정도 있었고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것도 검찰의 고심을 깊게 했습니다.
권남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사의 시작은 지난 2018년 11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이었습니다.
삼성물산과 합병된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김용범 / 당시 증권선물위원장 (재작년) : 회사의 재무제표상 자본잠식이 될 것을 우려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배력 변경을 포함한 다소 비정상적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이 같은 회계부정의 내밀한 목적이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지만,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습니다.
검찰 인사로 담당 부서가 여러 차례 바뀐 데다 '사법 농단'과 '조국 일가' 수사 지원으로 인력이 한동안 빠졌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소환 조사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 부회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한 뒤 지난 6월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까지 1년 6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소명된다면서도 책임 유무와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은 불발됐습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심리가 필요하다는 기각 사유를 놓고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이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면서 공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6월) : (영장 기각됐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불법 합병 관련해서 지시하거나 보고받으셨다는 의혹 있으신데 계속 부인하시나요?) 늦게까지 고생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신청해 소집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번 수사의 최대 변곡점이 되는 듯했습니다.
압도적인 찬성 의견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어떤 선택을 하든 검찰로선 큰 부담을 떠안게 된 겁니다.
결국, 검찰은 두 달 넘게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 등을 토대로 최종 처분에 대한 논리를 쌓아왔습니다.
막판까지 장고를 더한 끝에 1년 9개월 만에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전례 없던 재벌 총수에 대한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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