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강타로 美 쑥대밭…감염 걱정에 대피소 기피

2020-08-28 16



미국 남부는 지금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허리케인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 지역은 코로나19 피해도 심한 곳이라 주민들이 대피소도 잘 못가고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윤수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학공장에서 염소 가스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22층 고층빌딩의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났고 건물들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시속 240㎞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 등 남부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겁니다.

피해가 극심한데도 무너진 집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윌리엄 보울스 / 루이지애나주 주민]
"저는 집에 머물렀습니다. 여기에 모든 것이 있고 고양이 개와 함께 머물렀죠. 다른 사람들을 모두 대피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걱정 때문에 대피소로 가지 못한 겁니다.

대피명령 속에 어쩔수 없이 버스에 올랐지만 불안함을 감출수 없습니다.

[니타 노리스 / 텍사스주 주민]
"폭풍이랑 코로나19 감염 중에 어떤 것에서 벗어나는게 더 중요한지 생각했어요. 모두가 대피하는데도요."

피해지역에서 힘겹게 구출한 주민들을 당장 보낼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빌리 넝게서 / 루이지애나 주지사]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머물 임시 주거공간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겁니다."

대피소에서 거절당한 주민도 있습니다.

[래리 빌스/ 텍사스주 주민]
"저는 대피소 쪽으로 두 번 연락했는데 버스에서 퇴짜를 맞았어요. 어머니가 코로나에 걸리셨기 때문이죠."

이렇다 보니 과거 허리케인 때와는 달리 대피소가 한산하기만 합니다.

[기자]
코로나19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미 전역에서는 태풍과 산불 피해 등으로 계속해서 대피 명령이 내려지고 있는데요.

그만큼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채널A 뉴스 윤수민입니다.

soom@donga.com
영상취재 : 최춘환(VJ)
영상편집 :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