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잡으려던 전기 울타리에…환경 연구원 감전사

2020-08-25 49



요즘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이 농작물을 망치는 일이 많다보니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는 농가들도 있는데요.

멧돼지를 막겠다고 설치한 전기 울타리에 30대 여성이 감전돼 사망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 상주시 야산에서 30대 여성이 119에 구조요청 전화를 걸어 온건 지난 23일 오후 6시 17분 쯤.

신고자는 자신이 감전된 것 같다고 직접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119 구조대 관계자]
"올가미에 걸려가지고 전기가 통한다고 본인이 신고했거든요."

구조대가 20분 만에 도착했지만 신고자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119 구조대 관계자]
"호흡이랑 맥박이 없었고요. 의식도 없었고 바로 CPR(심폐소생술) 실시하고 이송했거든요."

여성은 급히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숨진 여성이 감전된 장소는 산기슭을 따라 세워진 전기 울타리였습니다.

멧돼지와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이 밭으로 들어와 농작물을 망치는 걸 막으려고 농가에서 설치한 겁니다.

[배유미 기자]
"사고 당시 울타리에는 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요.

전압이 220볼트인 일반 가정용 콘센트와 연결된 상태였습니다."

울타리 곳곳에 '고압주의' 표시를 붙여 놓긴 했지만,

울타리 전체에 붙인 것도 아니고 일부 각도에선 보이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숨진 여성은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소속 연구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곤충과 식물 등을 조사할 목적으로 이 산을 찾았다가,

산길을 내려가는 과정에서 전기 울타리와 접촉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전기 울타리가 무단 설치됐거나, 감전사고 위험을 막아주는 전류 조절장치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입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 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