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자취 감추고 ‘반전세’ 늘어…세입자 부담 더 커졌다

2020-08-14 1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전세는 자취를 감추고 반전세가 빠르게 늘고 있었습니다.

말이 반전세지, 보증금은 높고 다달이 나가는 월세 임대료도 적지 않아 서민 주거부담은 이중으로 커진 셈입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촌.

지난 7.10 부동산 대책을 전후로 가뭄에 콩 나듯 나오던 전세매물을 이제는 아예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안건우 기자]
"이달 들어 이 아파트 전용면적 85제곱미터의 전·월세 거래는 3건이었는데, 모두 '반전세'였습니다." 

[서울 광진구 공인중개사]
"이 정책 상황에선 전세가 나올 수가 없어요. 반전세도 나와서 (새로) 거래된 건 없었어요. 재계약하신 분들이지."

서울 송파구의 또 다른 아파트도 이달 들어 거래된 11건 중 7건이 반전세였습니다.

전용면적 84제곱미터의 경우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전세 8~9억 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보증금 7~8억 원에 매달 15~30만 원을 내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달 서울에서 계약된 아파트 전·월세 1900여 건 가운데 240여 건이 반전세였습니다.

지난 6월 9.5%였던 반전세 비중은 지난달에는 10% 정도에서 최근에는 약 12%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들이 많아 월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전세 보증금에 준하는 목돈을 쥐면서 다달이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반전세로 선회했고,

세입자 입장에선 보증금에 월세 부담까지 지게 됐습니다.

[임병철/부동산114 수석연구원]
"(반전세 등) 월세 물건이 늘어난다면 가을 이사 철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대규모 공급을 공언했지만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입자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반전세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srv1954@donga.com
영상취재: 김영수
영상편집: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