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공개…‘윗선 개입’ 내용 없었다

2020-08-11 7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을 재판에 넘겼죠.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거기에 적힌 혐의 내용은 채널A 자체 진상조사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채널A 보도본부 간부가 취재 지시를 했다거나 이 기자가 검찰 고위 간부와 공모를 했다는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다.

먼저, 정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대리인을 자처한 지모 씨.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게 회사 '윗선'이 취재에 관여했는지 계속해서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지모 씨 (지난 3월 18일)]
"제 입장에선 채널A 그 이 기자님 말고 윗선에서도 도와줄 의향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싶고."

검찰도 보도본부 간부 등의 취재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벌였습니다.

이를 위해 이 기자 외에 보도본부 내 다른 동료들에 대한 강제수사도 여러 차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작성한 이 기자의 공소장에는 간부의 지시나 개입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습니다.

대신 검찰은 "불상의 이유로 피해자 또는 그 가족을 취재했다"고 적었습니다.

일각에서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진행된 채널A의 진상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소장에는 취재윤리 위반 경위를 확인하던 중 "보도본부장이 취재 중단을 지시했다"고 돼 있습니다.

또 검찰은 공소장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이름을 35차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공모했다고 볼만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고, 공소장에서도 공모했다는 표현은 빠졌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edge@donga.com
영상편집 :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