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납골당’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흔적이 훼손되거나, 유실되진 않았을까 뒤늦게서야 연락 받은 유족들은 가슴이 타들어 갑니다.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납골당 지하 1층 천장에서 물이 쉴새없이 떨어집니다.
급한대로 플라스틱 통으로 물을 받아내며 치워보지만 바닥에는 이미 물이 차 있습니다.
광주시 동림동의 사설 납골당에 물이 들이찬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어제 오후 8시 30분.
빠른 속도로 들이찬 물 때문에 지하 1층 전체가 잠겼습니다.
소방당국이 밤새 양수기를 가동했지만 오늘 오후까지도 발목 부위까지 물이 차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지하 1층에 안치됐던 유골함 1800기 중 1600기가 침수됐습니다.
납골당 측은 어제 오후 늦게 침수 사실을 확인했지만, 빗물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고 말합니다.
[납골당 관계자]
"이걸(물을) 같이 빼고 뺐는데, 갑자기 터져버린 거예요. 119에서는 인사사고 나니까 대피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업체의 늑장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합니다.
[현장음]
"이게 지금 물이 가득 찬 거야? 이게 이때 연락을 했으면 (유족들이) 다 왔을 거 아니야."
[유가족]
"유족들한테 문자를 날려서 '유골을 가져갈 분은 가져가십시오'라고 하면 되는데 그냥 늑장 부리듯이 대충 그런 식으로…"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찾은 유족들은 물이 가득찬 유골함을 받아들고는 분통을 터뜨립니다.
[현장음]
"우리 아들…. 너무 많이 찼어. 너무 많이 찼어. 물이 너무 많이 찼어, 어떻게 해."
담당 구청 측은 침수된 유골에 대해 재화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주 북구청 관계자]
"재화장을 원하시는 분들은 저희들이 시하고 협조해서 여기서 재화장하는 부분을 전체적으로 신청을 받아서 해드리려고 (합니다.)"
침수된 유골함은 현재 건물 5층에 안치 중이며 재화장 이후 다른 납골당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취재: 이기현
영상편집: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