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테러리스트” 민심 폭발…성난 베이루트 시민들

2020-08-07 8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성난 시민들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길거리로 나섰습니다.

수천여 명이 죽거나 다친 이 대형폭발 사고가, 테러도 아닌, 위험 물질을 6년이나 방치한 정부의 탓이라는데 화가 폭발했습니다.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베이루트 도심에 있는 정부 청사 앞 도로가 최루탄 가스로 뒤덮였습니다.

시민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들을 향해 돌을 던집니다.

한때 테러 공격에 의한 참사로 의심됐지만 대규모 질산암모늄 방치로 발생한 인재일 가능성이 커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시민들은 '정부가 테러리스트'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부패한 정권에 반대하며 '정권 교체'와 '혁명'을 외쳤습니다.

[현장음]
"미셸 아운 대통령은 테러리스트!"

[아일라스 / 베이루트 시민]
"레바논 정치인이 그대로 있는 한 누구도 우릴 도와주지 못합니다."

대폭발이 있었던 항만에선 나흘째 수색작업이 펼쳐졌고,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 희생자는 150명을 넘어섰습니다.

치료가 급한 환자들을 돌봐야 할 병원마저 파손돼 시민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칼린 태커 / 병원 책임자]
"이 병원은 더이상 쓸 수가 없습니다. 많은 기술자들이 건물 구조가 손상돼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해서, 새 병원으로 옮기려 합니다."

국제사회의 지원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접 레바논을 찾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우리는 새로운 정치적 계획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와 두려움은 이 나라의 부패에 대한 것입니다."

레바논 당국은 항만 관리자 등 16명을 구금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무능을 통감한 고위직들의 사퇴도 이어지고 있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grace@donga.com
영상편집 :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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