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현지에서 우리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급기야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을 거론했습니다.
대통령까지 망신을 당한 셈입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의 요청으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30분간 전화 회담을 했습니다.
주로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하다 아던 총리는 3년 전 벌어진 한국 외교관 A씨의 성추행 의혹을 거론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 마지막 부분에 잠시 나온 이야기"라며 "문 대통령이 외교부가 사실관계 확인 후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정상간 통화에서 의제 모두를 사전 조율할 수는 없다고 해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습니다.
[전직 외교관 B씨]
"뉴질랜드는 양국간 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안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은 "A씨가 컴퓨터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불러 피해자의 엉덩이를 꽉 쥐었고, 주요 부위를 만졌다"고 보도하고 있는 반면
A씨는 "성희롱의 의도는 없었고, 농담 삼아 엉덩이나 배 부위를 가볍게 두드린 적은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성추행 의혹에도 감봉 1개월 징계로 마무리지었던 외교부는 당혹해하면서도
해당 외교관 A씨가 제 발로 뉴질랜드로 가지 않은 이상 강제로 신병을 넘길 순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당에서조차 외교부의 대응을 질타했습니다.
[송갑석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정말로 우리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안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촉구합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17년 해외 주재 고위 외교관의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자 '성범죄 무관용 원칙'을 언급하며 강한 처벌 의사를 밝힌바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영상취재: 한일웅
영상편집: 이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