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처럼 ‘배수로 월북’

2020-07-27 25



■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50~19:20)
■ 방송일 : 2020년 7월 27일 (월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장예찬 시사평론가

[김종석 앵커]
북한이 발표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한 탈북민의 월북 소식,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서는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현종 위원님, 오늘 청문회에서 우리 당국의 경계와 감시가 허술했다는 것을 바로 인정한 겁니까?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북한과 우리가 쉽게 오갈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놀라운데. 특히 오늘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잖습니까. 우리나라 국정원은 그동안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 아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우리 군사 분계선 지역에 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상황인데, 북한이 저렇게 발표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사실이 알려진 다음에 군 당국에서 뒤늦게 유류품을 발견했다. 그것조차 체크가 안 됐다는 것들. 또 우리 경찰은 이 탈북민에 대해서 온 지 3년이 됐는데 한 번도 확인전화를 해보지 않았다는 게 나왔거든요.

[김종석]
지금부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군 당국이 오늘 오전 이 탈북자가 언제 북한으로 넘어갔는지, 어떻게 월북했는지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단 철책이 아니라 배수로를 통해서 북한으로 갔다는 게 군 당국의 발표거든요.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배수로도 철책이 있습니다. 군부대 또는 지상에 있는 철책, 그 밑에 많은 배수로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당연히 북한에서 넘어오는 침입자 또는 도주자들이 배수로를 통해서 들락날락할 수 있다고 다 생각하죠. 그래서 군부대와 연결된 배수로는 대부분 철책으로 다 막아놓았습니다. 그런데 그걸 뚫고 갔다? 사실 이것도 경계가 뚫린 건데. 다만 아래에 있는 배수로 부분은 지상 철조망과는 달리 감시 장비, 터치하면 경보가 울리게끔 되어있어요. 그런데 아래에는 그런 게 안 되어있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측정해서 확정되면 군의 책임은 약간 줄어드는 쪽으로 짜 맞춘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도 할 수 있는 겁니다.

[김종석]
아무리 배수로는 첨단 감시 장비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지금 약 1.3km에서 2.5km를 배수로를 통해 헤엄쳐갈 동안 우리 군 당국한테 전혀 포착이 안 된 것도 이상한 것 아닙니까?

[신인균]
저 지역은 TOD라고 해서 열상감시장비가 항상 돌고 있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열상감시장비가 한 곳만 집중적으로 보는 게 아니고 회전을 합니다. 항상 사각지대가 없도록 계속 회전해서 보게끔 되어있는데요. 방금 앵커께서 말씀하신대로 최소 1.3km에서 2.5km 아니겠어요. 또 썰물 때 한다고 하더라도 수백 미터의 강폭일 텐데, 그곳을 헤엄쳐서 가려고 하면 상당한 시간을 가야합니다. 그걸 TOD 장비가 회전하면서 못 봤다. 이건 정말 감시를 제대로 안 한 것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못 하고 있는 것이죠.

[김종석]
문제의 탈북자는 3년 전에 이번에 월북한 것과 비슷한 루트로 남쪽에 왔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고영환 부원장님, 당시에 오자마자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 3시간 헤엄쳐서 남한에 왔다, 낮에는 갈대밭에 숨어서 3시간 정도 기어 다니고 스티로폼으로 구명대를 만들어 밤이 되길 기다렸다. 꽤 구체적으로 탈북 과정을 소개한 적도 있거든요?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김 모 씨라고 알려진 이 분이 이번에 갈 때는 강화도에서 개풍군 쪽으로 갔습니다. 개풍군은 개성직할시 안에 있는 군입니다. 올 때는 다 합해서 7시간이 걸렸다는 거거든요. 올 때도 이 사람이 우리 군이 발견한 것이 아니라 살려달라고 소리쳐서 결국 구해줘서 대한민국에 왔다는 거거든요. 이분이 그런 것 같아요. 이분이 개성 지역에 오래 살아서 강물이 드나드는 간만조 시간을 잘 알 것 같고, 물살을 거슬러 가서는 2.5km 가기가 힘들거든요. 정말 이렇게 자유롭게, 가장 많은 감시 초소가 있어야 할 서울 외곽이 뚫렸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수밖에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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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텍스트는 실제 토크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전체 토크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리=호현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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