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튄 박지원 청문회…여야 행정수도 충돌
[앵커]
오늘 국회에선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청문회 저격수'로 유명한 박 후보자가 반대로 검증대에 앉은 건데, 팽팽한 공방이 오갔습니다.
국회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방현덕 기자.
[기자]
네, 박지원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 박 후보자의 신상에 대한 공개질의가 이어졌습니다.
이후부터는 회의장을 옮겨 국정원 정책에 대한 질의를 비공개로 진행 중입니다.
공개 질의에서 통합당은 파상공세를 폈지만, 저격수에서 수비수로 역할을 바꾼 박 후보자가 노련하게 맞받아치며 치열한 공방이 거듭됐습니다.
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박 후보자가 1965년 단국대로 편입할 때 학력을 위조했다는 주장을 집중 제기했습니다.
편입 서류에 2년제 광주교대 대신 4년제 조선대를 허위 기재하고, 권력 실세이던 2000년엔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위조를 했다는 겁니다.
박 후보자는 편입 과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으며 학적 사안은 자신이 아닌 대학에 알아보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하 의원이 '판단력이 떨어졌느냐'며 추궁을 이어가자 박 후보자는 편입 당시인 '55년 전이면 하 의원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라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통합당 원내대표 주호영 의원도 박 후보자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전, 북한에 25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차관과 인도주의적 차원의 5억 달러 제공을 약속했다며 박 후보자 서명이 적힌 북한과의 합의서로 보이는 서류를 들어보였습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자신을 모함하기 위한 위조 문건이라고 주장하며 문건이 사실일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 사본을 주면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강하게 나섰습니다.
또 주 의원이 '북한이 주적이냐 아니냐'를 반복해서 묻자, 박 후보자는 격앙된 목소리로 '여기서 100번 소리 지르면 되겠냐', '광화문에 나가 소리 지르면 되겠냐'고 응수하는 등 시종일관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세였고 일부 청문위원에게는 호통을 치거나 훈계조 답변을 하는 등 공수가 바뀐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여당은 행정수도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오늘 공식 추진 기구를 띄우고 본격적인 여론 형성에 나선 것 같은데, 통합당도 가만있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단 민주당은 오늘 오후 행정수도 완성추진 TF의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김태년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 재추진 방침을 밝힌 지 일주일만입니다.
민주당은 청와대, 국회, 서울 소재 정부부처를 모두 세종으로 내려보내고, 서울은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2020년을 행정수도 완성의 원년으로 삼자며 대선 전까지 여야 합의안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TF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도 행정수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꿈이기도 하다며 야당에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반면에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수도 이전을 할거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공약으로 내걸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수도 이전 주장에 진정성이 있다면 대선까지 갈 것 없이 서울시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먼저 동의부터 구해보라는 겁니다.
행정수도 논의 자체가 민주당이 부동산 실정을 덮기 위해 꺼내든 '꼼수'라는 시각이 깔렸습니다.
다만, 통합당도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 수도 이전 찬성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 당론이 결집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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