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공촌 정수장 등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새로운 정수 처리 공정을 도입했습니다.
물을 숯과 같은 활성탄에 한 번 더 지나게 해 냄새나 이물질을 잡는 건데, 바로 이 활성탄에서 유충이 발견된 겁니다.
가장 깨끗해야 할 곳에서 어떻게 유충이 나온 건지, 김지환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공촌 정수장 등은 390억 원이나 든 '고도정수처리설비'라는 걸 씁니다.
쉽게 말해 물맛을 좋게 하고, 냄새도 나지 않게 만드는 시설인데요.
일반적인 정수처리시설은 크게 5단계로 나뉩니다.
침전물을 가라앉히는 침전지, 불순물을 걸러내는 여과지 등을 거쳐 소독까지 한 뒤 각 가정으로 물을 공급합니다.
소독 전 단계에 오존과 활성탄 여과지 공정을 더한 것이 바로 고도정수처리시설입니다.
즉, 숯으로 만든 필터에 물을 한 번 더 흘려보내서 수돗물 특유의 맛은 물론이고 작은 유기물질까지 걸러내는 겁니다.
현재로써는 깔따구 성충이 이 활성탄 필터에 알을 낳고, 필터를 통과한 알이 유충으로 부화해 가정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큰데요.
가장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곳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우선, 관리 운영상 허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촌 정수장의 경우 필터가 개방형이라 밖으로 나와 있었고, 다른 곳들은 시설 안에 있긴 했지만,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게 아닌 만큼 문을 여닫을 때 벌레가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특히 정수장은 관리를 위해 야간에도 조명을 켜는 만큼 이때 벌레들이 날아들 수도 있습니다.
필터 세척 주기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공촌 정수장은 필터 세척 주기가 10~20일이었습니다.
보통 3~4일인 다른 정수장보다 길어서 유충이 서식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각 분야 교수들을 주축으로 한 합동조사단을 꾸렸는데요.
다른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각 정수장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해 유충 발생과 가정으로의 유입 경위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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