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그린벨트 혼선 매듭…부동산 시장 영향?

2020-07-20 2



그린벨트를 해제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빚은 혼선을 대통령이 직접 정리했지만, 오늘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새로운 폭탄 이슈가 터졌습니다.

정치부 강지혜 기자와 살펴봅니다. 강 기자,

질문 1) 오늘 대통령이 정리한거죠?

네, 결국 대통령이 나서 혼선을 매듭지었습니다.

그린벨트 해제를 거론한 지 닷새 만에 없던 일이 된 건데요.

그린벨트 해제 언급은 지난 15일 당정회의 때 처음 나왔지만 탄력을 받은 건 지난 16일 대통령 시정연설로 볼 수 있습니다.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자 정부가 해제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막판에 해제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질문 2) 대통령이 시작해서 직접 마무리 한 셈인데요. 얻은 게 없는데도 포기한 이유는 뭔가요?

부동산 시장의 반응 때문으로 보입니다.

당장 그린벨트가 많은 강남 내곡동과 서초 세곡동 인근 부동산 가격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습니다.

또 팔겠다고 내놓은 집들을 다시 거둬가는 일들도 일어났고요.

빨리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질문 3) 그린벨트를 해제 하지 않는 대신 공공 유휴부지를 공공택지로 개발하겠다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는데요. 당장 국방부가 태릉골프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면서요?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군 전용 골프장인데요.

정부는 수년 전부터 이 땅을 택지로 쓰겠다고 요구했지만 국방부가 거절했는데 이번에는 대통령이 협의하라고 했으니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태릉골프장 뿐 아니라 옆에 붙어 있는 육군사관학교 부지도 택지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육사부지까지 합치면 주택 2만채 정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질문 4) 민주당은 서울수도권 과밀 해법으로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자는 안을 들고 나왔어요.

행정수도 이전, 낯설지 않은 단어네요?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문입니다.

"수도란 최소한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라고 규정했는데요

쉽게 말해 국회와 청와대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수도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 4) 그런데 행정수도 이전은 16년 전 이미 헌법재판소가 판결을 내렸는데요. 일단 들어보시죠.

[윤영철 / 당시 헌법재판소장 (2004년 10월)]
"서울이 바로 수도인 것은 모든 국민이 우리 나라의 국가 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관습법에 따라 이렇게 위헌으로 결론냈는데, 다시 추진하겠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는 관련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관련법을 개정하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할 순 있겠죠.

이런 경우라도 2004년 당시 노무현 정부 임기 말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헌법재판소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문 5) 민주당 생각대로 안되면 개헌으로 가야하는 수순이네요?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국회에 제출한 개헌안에도 관련 내용이 들어가있습니다.

[조국 /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 (2018년 3월)]
"나아가 수도 이전의 필요도 대두될 수 있으므로, 이번 개정을 통해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였습니다."

수도를 법률로 정하게 되면 향후 위헌심판 시비가 걸리지 않겠죠.

질문 6)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면 실제 인구 분산 효과가 있는 건가요?

국회 사무처 보고서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국회를 세종으로 완전히 옮기면 국회 공무원 5천여 명이 이동하고 이 영향으로 수도권 인구 7만 2천 명 정도가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조사됐습니다.

청와대까지 세종시로 옮기면 상징적인 의미가 더 커지겠죠.

하지만 인구 분산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국회가 이전한다 하더라도 서울에서 인구가 따라내려가는 게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 인구가 흡입돼서 도시가 형성되는 주변 빨대 효과만 나타나지 인구 분산효과는 크지 않다고 봐요."

그린벨트처럼 흐지부지될지, 실제 추진이 될 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강지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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