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서 병원 불로 30명 사상…밤중에 구조 도운 의인들
[앵커]
오늘(10일) 새벽 전남 고흥의 한 중형 병원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습니다.
불은 병원 1층 복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빗줄기를 뚫고 자발적으로 달려와 구조를 도운 시민들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가 내리는 어두컴컴한 새벽.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섬광도 번쩍입니다.
한 사람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다급하게 외칩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줘. (어쩔까, 좀만 기다려라. 어쩔까.)"
전남 고흥의 윤호21병원에서 불이 난 건 10일 새벽 3시 40분쯤.
병원 1층 내과와 정형외과 사이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고, 불은 2시간 20여분 만에 꺼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병원 입구에는 화염 흔적이 남아 있는데요.
불이 1층에서 시작되면서 연기가 계단 등을 타고 건물 전체로 퍼졌습니다.
이 불로 입원 환자 등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습니다.
부상자 중 중상자도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69명 등 모두 86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밑에서 탈출하신 분들은 도보로 탈출하시고, 나머지 분들은 소방서 사다리차로 탈출하고… 환자들도 옥상으로 대피해 있었거든요."
화재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와 구조를 도운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이은수 씨와 신복수 씨는 사다리 차량을 이용해 건물에 갇혀 있던 6명을 무사히 구했습니다.
"겁은 났죠. 전기는 터지고. 소리가 나면서 터지고. 사람들도 살려 달라고 하지. 우선 사람부터 구해야 된다는 그 심정에…"
"자다가 일어나서 막 튀어온 거지. 사람을 일단 구해야 할 거 아닙니까.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불은 전기적 요인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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