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으로 체육계의 고질적 폭력 행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체조계에서도 가혹 행위에 대한 폭로가 잇따라 나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체조계의 전 유럽선수권대회 주니어 챔피언 캐서린 라이온스와 커먼웰스게임 금메달 수상자 리사 메이슨이 현지 시각 6일 TV 뉴스를 통해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왕따와 구타, 굶김을 당해왔다고 폭로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라이온스는 ITV 뉴스 인터뷰에서 코치의 상습적인 구타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판정을 받았고, 몸무게가 늘었다는 이유로 1주일간 굶김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7~8세 때 연습 받다 울면 코치는 음악 소리를 크게 키워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한 뒤 자신을 벽장에 가둬 지쳐 쓰러지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체조 유망주 메이슨도 "10살 전부터 코치가 손바닥이 벗겨지고 피가 날 때까지 철봉에 매달려있게 했고, 속옷 차림으로 팀 앞에서 걸으라고 강요당했으며 체중 감량을 이유로 방에 갇힌 채 굶김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메이슨은 현재 체육계 엘리트 선수들이 침묵 속에서 비슷한 학대를 당하고 있다면서 "몇몇 선수가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지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체육계에서는 3년 전에도 비슷한 폭로가 나왔지만 피해 선수들이 공개석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폭로는 미국 체조계의 폭력을 조명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애슬리트 A'가 지난달 24일 방송된 데 이어 나왔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래리 나사르가 수십 년간 여성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을 백 명이 넘는 체조 선수들이 잇따라 폭로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영국 체조계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선수들에 해를 끼치는 어떤 행동도 비난한다"며 "접수된 모든 폭력 신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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