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채널A의 특종 보도로 세상에 다시 꺼내진 사건이죠.
역대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이었던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 수사가 34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경찰은 이춘재가 14명을 살해하고 9명을 성폭행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춘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였습니다.
수사 초기에는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진단 검사에서도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배용주 /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범행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건강 및 교도소 생활만을 걱정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찰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를 접견 조사한 건 모두 52차례.
단 한 차례의 접견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성 프로파일러의 손을 잡아봐도 되는지 물어보는가 하면, 자신과 관련된 언론 보도를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내성적인 이춘재가 기갑부대에 입대해 탱크를 몰면서 처음 성취감을 느낀 것으로 봤습니다.
문제는 전역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배용주 /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불만의 상태에서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을 표출하기 위하여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죄책감은 아예 없었고 범행 수법은 잔혹하다못해 가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춘재는 처음 접견조사에서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4차 접견부터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경찰은 이춘재가 14명을 살해하고 34명을 성폭행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성폭행의 경우 입증자료가 충분한 9건만 검찰에 넘겼습니다.
과거 수사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경찰관과 검사 등 9명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모두 처벌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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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