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체육회에 피해 사실 알렸지만 모두 외면

2020-07-02 17



고 최숙현 선수는 올해 소속팀을 옮겼습니다.

새로운 팀에서 비교적 잘 적응했지만 끝내 비극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동료들의 이야기를 홍진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부산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긴 고 최숙현 선수.

경주시청에 이어 부산시청까지 최 선수와 함께 지냈던 동료는, 부산에 온 이후 최 선수의 모습이 사뭇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팀 동료들과 장난도 잘 치고, 힘든 내색 없이 고된 훈련도 소화했다는 겁니다.

[정모 씨/ 동료 선수]
"초반에는 많이 힘들어하고 그랬지만 최근 들어서는 애가 밝고 운동도 많이 잘하고 있었고 그런 상태였어요."

하지만 마음속 아픈 상처는 끝내 지우지 못했습니다.

용기를 내 전 소속팀에서의 폭행과 폭언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해결된 건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압박만 커졌다는 겁니다.

[박찬호/ 부산시체육회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주변에서 잘 안 될 거라는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숙현이가 많이 들은거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본인은 정말 억울하고 이런데…."

선수층이 많지 않은 좁은 스포츠계에서 누구도 같은 편이 되주지 못했고, 외톨이로 남은 최 선수는 끝내 숙소에서 쓸쓸히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동료선수들은 늦게나마 가해자 고소와 피해 증언에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정모 씨/ 동료 선수]
"부당한 대우를 받은 체육계통의 습관들 그런 관습들을 없애기 위해서 최대한 도와줄 생각입니다. 증거도 찾고 증인도 찾고 있고"

파장이 커지면서 정부는 최숙현 사망사건 특별조사단을 구성했고, 야당에서도 진상조사 팀을 꾸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극적인 결과가 나온 뒤에야 뒷북조사를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채널A뉴스 홍진우입니다.

jinu0322@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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