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등장한 김정은…'배드캅' 김여정과 역할분담
[앵커]
남북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분담이 주목됩니다.
김 부부장이 대남 압박의 '악역'이라면 김 위원장은 착한 조정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혜림 기자입니다.
[기자]
그동안 김여정 부부장의 입은 거칠었습니다.
지난 4일 담화가 국면의 시작이었습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5월 31일 탈북자 000 들이 전연 일대에 기어나와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하는 망동짓을 감행한 것과 관련한 사태의 엄중성을 경고하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 연설을 정면 겨냥해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말 폭탄을 쏟아냈고, 남북 통신선 차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강경조치를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전면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대남압박 국면이던 지난 7일 정치국 회의에 등장했지만, 민생과 경제만 강조할 뿐 대남 비난 메시지는 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북한의 대남도발 행동 계획을 보류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의 '해결사'를 자처했습니다.
남매의 이런 행보에는 여러 포석이 엿보입니다.
우선 김여정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 동반자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김 부부장도 13일 담화에서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밝혀 자신의 지위를 우회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동시에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등 정상 간 관계를 고려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최고지도자의 해결사 역할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고 정상 간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는 겁니다.
최악 국면으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가 일단 숨 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향후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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