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50~19:20)
■ 방송일 : 2020년 6월 24일 (수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장예찬 시사평론가
[김종석 앵커]
그렇게 엄포를 놓더니만 6.25를 하루 앞두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돌연 보류했습니다. 당분간은 도발 숨고르기를 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 군사 결정이 나온 지 9일 만입니다. 우리로서는 일단 다행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보류가 철회는 아니잖아요. 앞으로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뜻도 되지 않습니까?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놀랍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석도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우선적으로 보면 첫째는 예고됐던 군사적 조치들에 대한 북한 내부 평가에서 지금 일단 보류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요. 두 번째는 북한의 정책결정구조에서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김종석]
처음부터 이도운 위원님께서 큰 그림을 짚어주셨는데요. 6월 4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0일 전에 김여정 부부장이 분노의 담화를 발표했고 그 이후에 꾸준하게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를 최정점으로 해서 북한은 대남 도발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김정은이 나서서 보류를 전격적으로 결정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의 지시에 제동을 건 것을 보니 앞으로 남매의 역할분담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역할분담이 확실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김여정의 지시를 손바닥 뒤집듯이 오빠가 뒤집는 것은, 김여정도 권위가 손상되지 않겠습니까?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분명히 손상이 가겠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20일 동안 쭉 폭풍같이 몰아친 김여정 제1부부장인데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뒤집었어요. 이게 과연 무슨 일일까.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여정의 치적 쌓기는 분명한데 도를 넘어서는 것 같은, 도전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니까 북한 사람이 술렁거린 건 사실이거든요. 그러니까 일정한 수준에서 끊어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 위원님이 말씀하셨는데, 여러 가지 국내외 정세가 자신들이 생각했던 방향대로 잘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까 보류입니다. 한숨 고르고 좀 더 정세를 전반적으로 판단해보고 다시 결심을 내리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종석]
그런데 이런 중요한 메시지를 내놓을 때도 김정은 위원장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고영환 부원장님, 북한 전문가를 한 40~50년 하신 거잖아요. 예비회의라는 단어 처음 들어보셨다면서요?
[고영환]
예비회의, 화상회의 다 처음 들었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이 처음이라고 이야기한 것도 동감인데요. 화상회의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 두 번째는 한국도 미국도 프랑스도 화상회의를 하는데 나도 최첨단을 달리는 지도자야, 그래서 화상회의를 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예비회의라는 건 제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소리거든요. 예비회의라는 글자를 끌어내는 순간 이 사람들이 뭔가 잠깐 주춤할 필요가 생겼다. 이런 화상회의, 예비회의라는 걸 열어서 일단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 필요한 게 아니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보류입니다.
[김종석]
그러니까 북한의 생각대로 안 흘러가니까 정말 전례 없던, 원래 있지도 않았던 예비회의를 새로 만들어서 잠깐 숨고르기 한 거라고 봐도 되겠군요. 이제부터는 왜 도발을 멈췄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으로서는 3년 전 ‘화염과 분노’ 시절처럼 한반도로 집결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들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치고 빠진 이유가 정말 본질적으로는, 시쳇말로는 까딱하다가는 미국에 군사적으로 크게 당하겠는데, 이런 느낌을 받아서입니까?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바로 그거라고 봅니다.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과 같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제가 봤을 때는 다릅니다. 그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이 군사적인 물리적 폭탄보다 세보였어요.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다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이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그런데 군사력은 어마어마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간에 이런 말이 있죠. 정말로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북한 어느 곳이든 최소 10군데 이상은 완전히 초토화시키면서, 어느 곳에 숨어있든 어떤 VIP라도 체포, 암살할 수 있다는 전력이 집결되고, 미국이 계속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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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호현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