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까지 동원해 똑같이 느끼게 한다는 그 전단, 그 전단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는 건지 성시온 기자와 함께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겠습니다.
Q. 앞서 짧게 봤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저격했던데요?
네, 문 대통령 보란 듯 불만을 표시한 겁니다.
전단 속 사진,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때입니다. 당시 모습 보시죠.
[3차 남북정상회담 공식 환영 만찬 (2018년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분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8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 (위하여!)"
Q. 저도 기억이 납니다.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기도 했죠? 왜 이 장면을 전단에 실었을까요?
문 대통령을 믿고 정상회담도 하고 합의도 했는데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며 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남북 정상은 9.19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폐기 한다"고 합의했죠,
김정은 입장에서는 큰 양보를 했다고 생각했을텐데,
다음해 열린 하노이 북미 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고 결국 회담은 결렬됐습니다.
그 이후에도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됐고요, 최근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최악의 경제난을 겪자 그 책임을 문 대통령에게 돌리려는 겁니다.
조선중앙TV이 보도한 이 인터뷰, 김정은이 하고 싶은 말일 겁니다.
[한은경 / 김일성종합대학 교원 (그제)]
"남조선당국자 평양에 왔을 때 우리가 얼마나 성의 있게 환대하고 대해줬냐. 그런데 한 일이 뭐냐 2년동안. 아무것도 한 것 없다"
Q. 그런데 사실 대남 대북 전단, 이른바 '삐라'라고 하죠, 이 삐라는 분단 직후부터 줄곧 있었는데, 이번에는 뭐가 달라서 북한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까요.
과거에는 심리전을 펴느라 전단에 각종 자랑거리를 실었습니다.
1960~70년대 북한은 경제력을, 남한은 자유를 과시했습니다. 1980년대는 남한이 경제 성장을 적극 홍보하자, 북한은 체제 우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전단]
2000년대 들어서는 지도자에 대한 비방이 중심이 되는데요, 북한은 대통령 사진을 실으며 비난합니다.
오늘처럼 주민들이 전단 살포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 건 내부 결속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해석되는데요,
경제난에 대한 불만을 남측으로 돌리기 위한 겁니다.
Q. 북한이 전단을 인쇄했다는 것을 공개했는데 곧 대량 살포에 나설까요.
북한은 공언한 4가지 행동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대남전단도 만들었습니다.
우리 탈북단체는 내일로 예정된 쌀보내기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는데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Q. 문제는 전단 살포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겠죠. 그 다음 수순은 뭘까요. '상상 이상의 조치'도 예고 했었잖아요.
우리 정부 대응에 따라 도발 수위를 결정할텐데 ICBM이나 SLBM 발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현재 신포조선소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신포조선소에서 16m 길이 물체가 포착됐는데 소형잠수함으로 추정됩니다.
38노스는 물 속에서 시험이 완료돼 뭔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움직임을 노출시키면서 도발 위협을 높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성시온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