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는 술에 취한 남성이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 방화를 시도했습니다.
외벽이 불에 타 벽화 일부만 훼손됐는데, 숭례문 방화 사건이 생각나 아찔합니다.
박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웅전 측면에 있는 외벽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렸습니다.
벽화들 가운데 일부에도 시커먼 그을음이 남아있습니다.
벽화 아래에는 급하게 불을 끌 때 사용한 소화기 분말이 보입니다.
오늘 아침 조계사 직원들이 훼손된 부분에 물을 뿌려 닦아냈지만 새벽 2시쯤 30대 남성이 불을 붙인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박선영 / 기자]
“남성은 불이 붙은 가방으로 이곳 대웅전 외벽에서 방화를 시도했습니다.”
미리 준비해온 인화성 물질을 연신 뿌리던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가방에 불을 붙여서 거기에 기름을 계속 뿌려요. 체포 당시에도 아무런 말도 한마디도 안 했어요.“
다행히도 조계사 측이 초기 진화에 성공해 큰 불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조계사 관계자]
"경비분들이 초기에 잘 대응을 하셔서 진압을 10분 만에 했으니까. 바로 끄시고 10분 만에 경찰 신고하시고."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전혀 기억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계사 대웅전은 서울시가 지정한 유형문화재 제127호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입니다.
[한영철 / 서울 관악구]
"이런 데에 그런 짓을 한다는 건 이해가 안가고. 기분이 착잡하죠.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김명자 / 서울 서대문구]
"진짜 충격적이에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에요.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했는지 와서 눈으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에 달려왔어요.“
경찰은 남성을 방화 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로 문화재보호법 위반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선영입니다.
tebah@donga.com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