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들인 화해 상징…21개월만에 '와르르'
[앵커]
북한이 오늘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남북 간 소통과 평화의 상징이었습니다.
사무소를 조성하는데에만 세금 170억이 넘게 들어갔는데, 21개월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박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재작년 한반도를 감싼 화해 분위기 속, 남북 정상 간 언약의 산물로 탄생한 공동연락사무소.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개성공단 내 4층 짜리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개보수한 건물에 꾸려진 청사에는 남·북 인력이 상주 근무했습니다.
개보수 이전 건물의 공사비와 개보수 비용을 포함해 세금 177억원이 쓰였고, 21개월 간 운영비용도 60억원 이상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림과 체육, 보건·의료, 통신 각 분야 협의가 이 곳을 통해 이뤄졌고, 철도와 도로 착공식 등 실질적 성과로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얼어붙은 북미, 남북관계 영향으로 한 차례 철수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습니다."
남북 소장 회의도 중단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됐습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1월 말 남측 인력이 철수하며 대면 운영 마저 중단됐습니다.
이후에도 매일 두 차례 정기적으로 비대면 소통을 이어갔지만, 북 측이 지난 9일 '연락선 차단'을 선언한 이후 통화는 차단됐습니다.
급기야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철거'까지 언급한 북 측이, 해당 발언 이후 12일 만에 실제 행동에 나서면서, 남북 간 소통의 상징이었던 연락사무소는 21개월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박현우입니다. (hw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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