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심기 건드렸나…美 대사관, 흑인인권 현수막 철거

2020-06-16 8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 대사관 건물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가 이틀 만에 철거됐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 철거 이유라는 분석입니다.

황수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주한 미국대사관 외벽에 검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핵심 구호입니다. 

그런데 설치 이틀 만인 어제 이 현수막이 철거됐습니다.

일부 외신은 철거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불쾌감을 표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고, 시위 진압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군도 투입할 수 있다고 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지난 12일)]
"법과 질서가 우선이죠. 힘으로 해결해야 할 때는 하는 겁니다."

이런 분석에 대해 주한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 특정 기관을 지지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해리스 대사가 철거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흑인들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이름이기도 합니다.

앞서 주한 미국대사관은 SNS에 현수막 사진을 올린 뒤 '인종 차별과 경찰 만행에 대한 항의를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대사도 '미국은 자유롭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나라'라며 힘을 보탰습니다.

현수막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과 해리스 대사 간의 갈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해리스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와 상관없이 11월 미 대선 이후 사임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황수현입니다.

soohyun87@donga.com
영상취재: 강철규
영상편집: 박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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