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 막고 용접하고…‘이천 물류창고 참사’ 철저한 인재

2020-06-15 3



38명이 숨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가 오늘 발표됐는데, 결국 인재였습니다.

대피로는 벽돌로 아예 막혀 있었고 우레탄 바로 옆에서 불꽃이 튀는 위험한 용접을 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창고 건물에서 나온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습니다.

물을 뿌려보지만 창문 틈으로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입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지하 2층에서 용접 중 발생한 불티를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반기수 / 경기남부청 2부장]
"산소용접 중 불꽃이 천장의 마감재 속에 도포돼있던 우레탄폼에 착화됐고, 점차 확산됐으며."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면서 인명피해도 커졌습니다.

"공사기간을 단축한다며 사고 당일 평소보다 2배 많은 근로자를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67명이 투입돼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법 설계변경도 이뤄졌습니다.

불이 시작된 지하 2층에는 대피로로 활용할 수 있는 방화문이 설치돼 있었지만, 벽돌로 쌓아 폐쇄돼 있었습니다.

근로자 4명은 방화문 주변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반기수 / 경기남부청 2부장]
"최초 계획과는 다르게 결로 방지 목적으로 방화문 설치 공간을 벽돌로 쌓아 폐쇄함으로써 대피로가 차단됐고."

지상층 대피로인 옥외 비상계단도 불에 잘 타는 패널로 마감돼 있어 화염과 연기의 확산 통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상 2층에서 18명의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경찰은 발주처와 시공사, 감리업체 등 관련자 24명을 입건하고 이 중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fresh@donga.com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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