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5 공동선언이 채택된 지 20년이 됩니다.
지금까지 정상 간 선언만 네 차례를 포함해 많은 합의가 있었지만, 남북 화해 협력과 신뢰 구축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김도원 기자입니다.
[기자]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우리 국가원수로는 분단 이후 처음 북한 땅을 밟았습니다.
수많은 평양 시민의 환호 속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손을 잡았습니다.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6·15 공동선언에 서명했습니다.
서로의 통일 방안을 인정하고, 경제협력과 각 분야 교류 활성화,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김대중 / 당시 대통령 (2000년 6월) : 우리 두 사람이 공동성명에 대해 완전히 합의를 봤습니다. 여러분, 축하해주십시오.]
평화의 시대가 곧 올 것 같았지만, 2년 뒤 북핵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야 실현됐습니다.
[노무현 / 당시 대통령 (2007년 10월) :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오늘과 같이 서로 만나서 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북한 핵실험, 개성공단 폐쇄 등이 이어지며 남북관계가 크게 후퇴했습니다.
한반도의 위기가 극적으로 반전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섭니다.
2018년, 남북 정상은 세 번이나 만나며 신뢰를 쌓았습니다.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은 앞선 6·15 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하며 남북 화해와 협력, 한반도 비핵화를 더욱 촉진하는 내용을 담아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재작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이 길을 완전한 비핵화를 완성해 가며 내실 있게 실천해 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는 함께 뒷걸음질 쳤습니다.
최근엔 대남 비난 강도를 높이고 남북 정상 간 핫라인까지 차단하는 등 노골적인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올해 현실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겠다고 한 문 대통령이 하반기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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