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어진 북한의 입…갈등 중심에 놓인 평양냉면?

2020-06-13 66



북한의 대남 발언, 그 비난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은아 정치부 기자와 관련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질문1] 한때는 남북 화해의 상징이던 평양냉면이 지금은 거꾸로 남북 갈등의 중심에 놓여버렸어요.

그렇습니다.

지난 2년 전 판문점과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당시 '냉면 외교'라는 말도 생기고, 남한에선 평양냉면집 앞에 길게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평양냉면은 남북 화해 무드를 상징했었는데요.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겁니다.

평양정상회담 당시에도 당시 조평통 위원장이었던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우리 경제계 인사들에게 막말을 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정진석 /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 (2018년 10월)]
"옥류관 행사에서 리선권은 난데없이 대기업 총수들 모여 앉아 냉면 먹는 자리에 불쑥 와 가지고 정색을 하고 말이지요. '아니,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2년이 지나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싼 냉면값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또 하나,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평양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했었죠.

분단 이래 최초였는데, 그런 호의까지 베풀었지만 정작 약속은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복실 / 북한 옥류아동병원 과장]
"바로 2년 전에 남조선 당국자들이 5월 1일 경기장에서 얼마나 . 감격해 했습니까 그때 남조선 당국자의 그 웃음이 결국은 다 위선이었고."

[질문 2]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이번에 터진 것인데, 모두 익숙한 사람들 입에서 거친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이 세 사람인데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그리고 리선권 외무상입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그동안 평창동계올림픽 때 특사로도 오며 남북 화해 무드의 가교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젠 180도 다른 모습입니다.

지난 4일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자들은 북남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청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라며 거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한동안 보이지 않던 김영철과 리선권이 다시 등장한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정찰총국장 출신으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배후로 지목되고 서울 불바다 발언을 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은 최근 우리를 '적'으로 표현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리선권 외무상 역시 최근 담화를 내고 "미국은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했죠.

강경파 두 사람이 엄포가 아니라 실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3] 지금 이 살얼음판 상황에서 탈북자 단체는 전단 살포를 예고했어요. 화약고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실제로 전단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나요?

최근 북한에 날린 대북전단입니다.

내용을 보면 남한의 경제 성장을 많이 얘기하고 있고요.

김 씨 일가의 정통성에 대해 부정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예민한 것들인데요.

일부 전단은 종이가 아닌 비닐로 만들어져 있는데, 비가 와도 젖지 않도록 만든 거고요.

북한 주민들이 실제 보는 작은 책자처럼 만들어진 것들도 있습니다.

USB에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넣어 보내기도 하고, 생필품을 함께 날려 보내기도 합니다.

[질문 4] 내용을 보면 그렇다고 남북 관계를 파탄 낼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북한이 이러는 진짜 이유는 뭔가요?

우선 북한 경제 상황이 심각합니다.

피치 솔루션은 올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23년 전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인 -6%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결국, 내부 결속을 다지고 불만을 밖으로 표출시킬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남한과 미국인 겁니다.

또 북한은 남한과 미국에 각각 계산할 것이 많다고 했는데요.

2년 전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합의 때 약속한 것들은 지금부터 차곡차곡 받아내겠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 최대 치적인 남북 관계를 내세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얻어내고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을 향해선 핵 무력 과시를 통해 적대정책과 대북 제재 철폐를 받아내겠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강은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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