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의 주범 조주빈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지만,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예정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재판에 앞서 여성단체는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해달라고 촉구했고 조주빈 측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고 호소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첫 정식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아동·청소년 8명을 포함한 여성 25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촬영·배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지 두 달 만입니다.
공범으로 기소된 사회복무요원 강 모 씨와 '태평양' 이 모 군도 법정에 출석해 기소 이후 처음으로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조주빈 측은 음란물 제작·배포 등 주요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과 미성년자 성폭행 등 일부 혐의는 강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습니다.
첫 공판에서 조주빈이 부인하는 혐의에 대해 피해자 증인신문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신문이 무산됐고, 재판은 40분 만에 끝났습니다.
재판을 마친 뒤 조 씨 변호인은 조주빈이 반성문도 열심히 제출하는 등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지만 과연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호제 / 조주빈 측 변호인 : 피고인을 엄벌에 처하는 게 유사범죄의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지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서 변론할 생각입니다.]
반면, 여성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주빈과 공범들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제대로 된 처벌이 없다면 피해자 고통이 더 커지고 유사한 사건이 확산할 게 분명하단 겁니다.
또 가해자들이 연일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지만 범행을 포장하려는 행동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 기일에는 다른 피해자 두 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됩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증인신문을 할 때 피고인과 방청객을 모두 법정에서 내보내고, 2차 피해를 줄이도록 영상증거를 조사할 적절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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