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또 ‘훈훈’…경비원 감원 막은 아파트 입주민들

2020-06-11 6



얼마전 입주민의 갑질 때문에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경비원 뉴스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움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삭막한 세상이지만 이런 아파트도 있습니다.

주민들이 70대가 많은 경비원을 줄이는 것을 막기 위해 기꺼이 관리비를 더 내기로 했는데, 5년 전에도 같은 결정을 했습니다.

우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출입구 한쪽 벽에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주민들 의사를 묻지 않고 경비 인력 감축을 결정한 동대표들에게 쓴 글입니다.

지난달 동대표들은 87명이었던 경비 인력을 33명으로 감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결국 어젯밤 다시 열린회의에 입주민 50여명이 찾아가 항의했고 경비원 감축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A 씨 / ○○아파트 주민]
"내가 고성을 냈지. 경비를 없애면 안된다는게 주민 대다수의 의견이에요."

경비원 고용 유지를 위해 3800세대가 넘는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관리비는 많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B 씨 / ○○아파트 입주민]
"경비(비용)가 (1달에) 5만 얼마 나가요. 40평대가. 그면 (인원 감축하면) 한 2만 원 정도는 줄어들어요. 근데 중요치 않다 이거지 우리는."

70대 위주인 경비원들을 50~60대로 교체하는 방안까지 중단되자 경비원들은 감사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합니다.

[○○아파트 경비원]
"주민들이 이걸(대자보) 안썼으면 나갈 수 밖에 없죠 50명은. 참 고맙지. 앞으로도 우리 입주민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하고"

5년 전에도 경비원 감원을 막았던 주민들은 나이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C 씨 / ○○아파트 입주민]
"저희가 중고등학교가 같이 초등학교가 같이 있어서 아저씨가 그런(보호자) 역할도 많이 해주세요."

인정이 사라지고 각박해지는 아파트 거주 환경 속에서도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경비원들에게 생업을 계속 맡겼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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