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 38번…공군사관학교 훈련기, 논바닥 비상 착륙

2020-06-08 3



공군사관학교 훈련기 한 대가 근처 논바닥에 비상 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미 40번 가까이 결함이 발견됐던 기종이었습니다.

시한폭탄 수준이었던 셈입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행기 한 대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중심을 잃고 동체가 계속 기울더니 논바닥에 쿵하고 그대로 내려 앉습니다.

바닥에서는 커다란 흙먼지가 일어납니다.

잠시 뒤, 비행기 문이 열리고 안에 있던 두 사람이 걸어 나옵니다.

[목격자]
"비행기가 뜨면서 제가 있는 쪽으로 확 돌더라고요. 돌면서 내 위 10m 지점에서 확 쑤셔박힌 거야 논쪽으로."

오늘 오전 9시 26분, 공군사관학교 소속 훈련기 한 대가 부대 근처 논바닥에 비상착륙 했습니다.

"사고 비행기는 비행훈련을 하려고 이륙한 지 1시간 만에 논에 비상착륙 했습니다."

비행기를 몰던 학생과 교관 두 사람 모두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민간인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에 공장과 초등학교가 있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뻔 했습니다.

[조요진 / 공군사관학교 공보정훈실장]
"훈련 중 엔진이 정지되는 사례가 발생돼서 활주로 인근 논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사고 비행기는 민간 양산 항공기인 나라온을 훈련용으로 개조한 것입니다.

공군사관학교는 2016년부터 훈련용으로 쓰고 있는데 그동안 자주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2017년 감사원 감사결과 날개 모양을 바꿔주는 장치가 고정되지 않는 현상이 29번 나왔고,

제동장치 온도가 기준을 넘어가는 현상도 9번 발생했습니다.

[인근 주민]
"깜짝 놀랐죠. 겁이 나지. 여기가 매번 뜨고 내리는 자리인데."

공군사관학교에서는 지난 2015년 6월 훈련용 경비행기 한 대가 떨어져 정비사 1명이 다쳤고, 2011년 6월에도 비행기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습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 : 박영래
영상편집 :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