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사라졌다…美 워싱턴서 축제 같은 평화시위

2020-06-07 39



미국에선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12일째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전쟁터 같았던 지난 주말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단 겁니다.

워싱턴 김정안 특파원이 전해 드리겠습니다.

[리포트]
낮부터 몰려든 시위 인파로 뒤덮인 수도 워싱턴.

백악관 인근 도로명도 아예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로 바뀌었고, 워싱턴 시장도 시위대를 직접 찾아 격려합니다.

[뮤리얼 바우저 / 워싱턴DC 시장]
“안녕하세요, 여러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플라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도심 전체가 시위장으로 변하자 이렇게 상점들은 나무판자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건너편 가게는 질식사한 흑인 남성의 이름을 이렇게 써 붙이며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주 방위군 4천5백 명도 워싱턴 도심에 배치됐고, 채널A 취재진이 다가가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지만 백악관 앞 무장 경찰과 주 방위군은 찾아볼 수 없었고, 강경 진압도 없었습니다.

"백악관 철조망 앞으로 이렇게 수많은 시위대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력과 방화로 얼룩졌던 지난 주말과 달리 이렇게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시민들은 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심 곳곳에선 즉석연설도 이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
“미국 50개 주, 세계 18개국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변화가 오고 있어요!"

또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부터 길거리서 함께 식사를 나눠 먹는 시민들과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이들까지,

지난 주말 약탈 등 폭동 현장이던 백악관 인근은 평화로운 축제 현장을 연상시켰습니다.

[시위 참가자]
“약탈도 폭동도 없어요, 안전해요.”

이런 가운데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 레퍼드에선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아울러 워싱턴과 미니애폴리스 등 주요 도시 야간통행금지령도 속속 해제되는 등 시위 사태는 진정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김정안입니다.
jkim@donga.com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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