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차별에 반대하는 거센 시위가 8일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으로 가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하겠다고 말했지만, 백악관 앞 시위대는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백인들까지 남녀노소 몰려들고 있습니다.
먼저, 워싱턴 김정안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도심을 누비는 군용차 행렬과 무장 병력.
방위군 1500여명이 배치된 워싱턴엔 전운마저 감돕니다.
같은 시각,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다녀간 백악관 인근 교회에는, 시위대가 몰려갔습니다.
“국민 먼저!” “국민 먼저!” “국민 먼저!”
[김정안 특파원]
"시간이 갈수록 시위구호와 손뼉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백악관 바로 앞에 와 있는 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진압을 예고했지만 이렇게 날이 저물수록 수천 명의 인파가 백악관 앞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군 투입 발언 이후, 백악관 앞 시위 규모는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운동복 차림의 젊은 여성부터 양복 차림의 직장인, 배낭을 맨 대학생까지,
백인들도 대거 동참했습니다.
도로 한복판서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고 강제 진압에 항거하는 무릎시위와 함께, 평화적 시위임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습니다.
“이게 민주주의!” “이건 민주주의 얼굴!”
또 일부 과격 시위대가 표지판 등을 훼손시키려 하자 야유를 보내며,
준비된 구호에 맞춰 질서정연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김정안 특파원]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이들의 함성은 백악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2.5미터가 넘는 철조망이 어제 밤부터 설치가 됐는데요. 이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지만, 수 천명의 시위대가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고요. 7시부터, 그러니까 약 30분 뒤부터 통행금지령이 시행되지만 이들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대 대부분은 그러나 자정을 넘기지 않고 자진해산해 주말과 같은 대규모 폭력 시위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조지 피어스 / 시위자]
"많은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걸 위해 나온 거예요. 평화롭고, 통금 시간을 지났지만, 폭력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교회에 이어 오늘은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성당을 방문했습니다.
평화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보이지만, 역시 갈등 수습을 위한 어떤 메시지도 없이 사진만 찍고 돌아갔습니다.
본인 정치를 위해, 종교를 이용하고 있단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뉴스 김정안입니다.
jkim@donga.com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