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포수 자리를 흔히 '안방마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묵묵히 팀의 중심을 잡고 궂은일을 많이 하는 자리라는 의미인데요.
요즘 프로야구에서는 남다른 노력 끝에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낸 포수 두 명이 훈훈한 감동을 전해줬습니다.
허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주말은 SK 포수 이흥련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금요일 경기를 마친 늦은 밤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급하게 짐을 싸 새 팀 SK에 합류했습니다.
제대로 잠도 못 이루고 다음 날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는데, 첫 경기에 통쾌한 홈런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삼성 소속이던 2016년 10월 이후 한 번도 쳐보지 못한 홈런을, SK로 옮긴 첫날 무려 1,332일 만에 쳐낸 것입니다.
이흥련은 홈런을 포함해 안타를 3개나 쳐내면서 2타점을 올리는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다음 날 홈런은 더 극적이었습니다.
4 대 4로 팽팽하게 맞선 5회말 이흥련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홈런을 쳐냈는데, 이 홈런은 SK의 탈꼴찌를 결정짓는 결승점이 됐습니다.
어느덧 프로 데뷔 8년째, 만년 후보였던 이흥련이 처음으로 주인공이 된 주말이었습니다.
[이흥련 / SK 포수 : 더 야구 잘하고 가족에게도 잘하는 아들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 아! 동생도 고마워.]
1981년에 태어나 우리 나이로 올해 마흔 살, LG 이성우는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2루 베이스를 돌 때도 멈칫했고, 홈베이스를 밟고도 얼떨떨할 정도로 이성우는 그랜드슬램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이성우 / LG 포수 : 만루홈런이야? (그럼 무슨 홈런이야?) 실화냐?]
사흘 뒤에도 3점 홈런을 쳐낸 이성우는 불혹의 나이가 돼서야 타격에 눈을 떴다는 농담 섞인 찬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두 번의 트레이드를 거친 '만년 후보' 이흥련과 두 번의 방출을 이겨낸 '불혹'의 이성우.
두 포수가 쏘아 올린 작은 행복이 야구팬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YTN 허재원[hooa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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