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뿐만 아니라, 할머니들 생신 축하해 드리라고 나온 정부 보조금도 할머니들께 제대로 가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구자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깔모자를 쓴 백발의 할머니가 촛불을 끄려고 합니다.
나눔의집에서 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아흔 두번째 생신 모습입니다.
나눔의집에 생활하는 할머니는 이 할머니를 포함해 모두 6명.
지난해 정부는 노인 양로요양시설인 나눔의집 측에 할머니 한사람 당 4만 원씩 24만 원을 생신축하비로, 인당 5만여 원씩 총 32만 원을 특별위로비로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조금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지난해 나눔의집 시설의 세출 결산자료를 보면 생신축하비는 9만 원, 특별 위로금은 19만 2천 원만 지출한 걸로 기록돼 있습니다.
광주시 감사 결과 보조금 일부가 상하수도 요금으로 쓰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상하수도 요금은 보조금으로 지출하면 안되는 항목입니다.
광주시 측은 잘못 쓰인 보조금을 환수해 할머니들께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광주시 관계자]
"저희가 환수를 해서 다시 생신축하금 같은 경우에는 할머니들에게 가야 되는 부분이 맞는 거니까 그건 드릴 거고."
나눔의집은 지난해 법인에 들어온 비지정 후원금 26억여 원 가운데 6400만 원만 시설 측에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광주시가 3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당시 나눔의집 운영진은 관례라고 해명했습니다.
[안신권 / 나눔의집 소장(지난 2017년 2월)]
"후원자들은 솔직히 할머니보고 하는데 왜 법인으로 다주냐 그래서 지금 관례상 이렇게 하고 있고 시청과도 얘기가 됐다."
채널A는 운영진에게 보조금 사용 관련 해명을 들으려 수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편집: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