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목욕탕 간다”…말 뿐인 쉼터 사업계획서

2020-05-22 3



윤미향 당선자가 대표로 있었던 정의기억연대 논란으로 이어갑니다.

경기도 안성 쉼터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아닌 폔션용으로 쓰여졌다는 의혹이 제기돼왔죠.

그런데 이 쉼터를 짓기 전, 기금 마련을 위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이 곳에서 피해 할머니들을 목욕탕도 병원도 모셔가겠다고 적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보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마련 기금을 받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입니다.

쉼터에서의 건강관리와 치료 프로그램 운영 계획도 적혀 있습니다.

쉼터에 계신 할머니들을 인근 병원과 보건소에 모셔가고, 매주 한 번 목욕탕에 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심리 치료도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피해 할머니들이 쉼터 필요성을 언급한 내용도 계획서에 담았습니다.

A 할머니는 "수요 집회를 마치고 우리 동네로 돌아왔는데 어디가 집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B 할머니는 '연탄가스 냄새'가 나는 열악한 집에서 사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담긴 계획서를 통해 정대협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지정 기부금 10억 원을 받아 경기 안성에 쉼터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거주한 할머니는 없었습니다.

관리감독 기구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015년 "쉼터가 안성에 위치해 생존자들의 이동에 제약이 있어 활용률이 낮다"면서 "프로그램 실적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안성 쉼터에 대해 사업 평가에서 'C등급'을 줬고, 2년간 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윤미향 /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지난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그 당시에도 할머니들은 걸어 다니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다 프로그램을 할 때는 차로 모시기도 했고요."

윤 당선자는 계획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안보겸 기자
abg@donga.com

영상취재 : 이승훈
영상편집 :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