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청와대 청원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20만 명 이상 동의한 청와대 청원이 가짜로 드러난 게 벌써 세 번째입니다.
국민 청원이 거짓 여론의 장이 될까 우려도 나옵니다.
황하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자신을 평택에서 두 딸을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A씨는 25개월 된 딸이 초등학교 5학년 이웃 남학생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처벌을 호소했습니다.
딸의 병원 진료 날짜와 가해 학생 부모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이 글은 한 달 간 53만 3천여 명이 동의할 만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는데 알고보니 가짜였습니다.
[강정수 /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어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가해 아동이 실존하지 않고 피해 아동의 병원 진료내역이 사실과 다른 점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30대 가정주부인 A씨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조사 중인데, 25개월 된 딸이 있는 것 외에는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A씨가 동기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경찰은 남편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관공서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짜 청원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2018년 4월, 7살 딸을 성폭행하는 아빠를 처벌해달라는 청원은 중국에서 제작된 아동음란물을 착각해 올린 글이었습니다.
같은 해 11월엔 개도살을 멈춰달라고 주장하며 머리를 망치로 맞은 개가 죽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태국에서 방송된 영상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이 동의한 글만 기준으로 해도 벌써 세번째 허위 청원인 겁니다.
청와대는 신뢰를 함께 지켜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황하람입니다.
yellowriver@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배시열